GUEST NOTE

어릴 때부터 그렸던 그림들부터 올렸습니다.
지금 그리고 있는 그림들도 올립니다.
물론 앞으로 그릴 그림들도 올릴 겁니다.
기록입니다.


2006년 2월, 이글루를 쌓다가 잠시 쉬면서...




by 물깽이 | 2009/12/31 23:59 | 깽이 | 트랙백 | 덧글(11)

골목길에 고양이 / 채색화

우리 학교의 경우 1학년 때에는 서양화 전공 학생들도 전공기초로 동양화를 들어야 한다.
(항상 그게 불만이다 -_- 동양화 전공 애들은 서양화 수업이 없거든!!!!!)
1학기에는 그 과목이 '필묵의 이해'라는 이름이었는데 이번학기에는 '형상연습'이란다...

1학기 곽수연 선생님은 자유스러웠다. 
서양화 전공이니까 동양화를 깊이 할 필요는 없다면서... +_+ 
밀가루풀을 이용해서 화판에 장지를 붙이고 먹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색이 필요한 부분은 우리들이 쓰는 수채화 물감을 쓰라고 하셨기에 상당히 편했다 +_+

그런데.. 지금 우재연 선생님은... 진짜 '정통' 동양화 채색화를 가르치신다 -_-
수채물감은 커녕, 동양화의 튜브물감도 쓰지 못하게 하신다!!!
인사동에서나 구할 수 있는 분채에 우리가 직접 아교를 섞어 물감을 만들어쓰기를 원하신다...
종이도 그저 화판에 철썩 붙이기만 하는게 아니었다 ㅜㅜ
아교반수에.. 호분칠에... 오우... ㅠㅠ
(그림 그릴 바탕작업만 3주 걸렸다 ㄱ-)

이번 학기에 10호 화판 작업 두 개를 해야 하는데
강의 계획서대로라면 지지지난주에 이미 하나를 완성했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이번주에 겨우 이거 하나 완성을 했고
다른 애들은 아직 첫번째꺼 반도 못 했다는.. (...)
다다음주까지 두번째꺼 완성해야 하는데 큰일났음 ㄱ-...













분채는 쌓고 쌓고 쌓고 쌓으면서 그리는 거란다.
그래야 깊이감이 있고.. 오묘한 색이 나온다나...
더군다나 내 그림은 밤에 어두운 골목길이라 몇 번을 쌓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지경...
그 덕에 칭찬은 많이 받았다만 =ㅂ= 힘들었다 아주 많이 ㅜㅜ...






고양이 눈 확대... =ㅂ=
흑... 고양이가 생각보다 못난이로 그려져서 아쉽다...
사실 검은고양이가 전체 분위기에 더 어울릴 듯 했는데
그러면 배경색과 비슷해서 잘 보이지 않을거라는 선생님의 조언으로 하얀고양이를 그렸다..
 하얀 색은 호분을 쓰는데
그 호분이란 녀석이 매번 밀가루마냥 반죽을 해서 아교로 녹여 쓰는 것이라 보통 귀찮은게 아니다..
게다가 호분은 종이에 칠했을 때 아무 색도 안 나고, 그저 물칠만 한 것 같다가도
말리면... 엄청나게 선명한 하얀 색이... 오우...
처음에 그걸 모르고 고양이 전체를 열심히 칠했다가
마른 후에 마치 A4용지를 오려붙인냥 새하얀 고양이 실루엣이 되어버려서 -_-
엄청 혼나고 찡찡대면서 물붓으로 박박 닦아냈던 기억이... ㄱ-



 


고양이 눈 확대 'ㅂ'
자세히 보면 반짝이는 분채도 사용했음 +_+!!!






반짝이는 분채는 선생님이 조금 주신 것이다.
비싼거라서 우리가 살 수는 없고, 선생님이 가진 것을 아주 쬐끔씩 나눠주셨는데
'이거가지고 어떻게 하라는거야-_-' 싶었지만 더 많이 받았으면 큰일날 뻔;;;
그 효과가 번쩍번쩍... 반짝이풀마냥... 하하...;;
그런데 고양이 털에 쓴 하얀 펄 분채는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 슬프다... ㅠㅡㄱ ㅜㅜ
자세히 보면 반짝일거예요 'ㅂ'






배경에는 감색 반짝이 분채를 살짝살짝 발랐는데
넓은 붓으로 갈필 해야 할 것을... 쬐끄만 세필로 슉슉 했더니
비오는 것 같잖어 OTL...






반짝반짝 'ㅂ'


by 물깽이 | 2009/11/17 22:01 | 대1 | 트랙백 | 덧글(0)

<페르세폴리스> 감상

학교에서 <페르세폴리스>를 보고 집에 돌아와서 작품 속 당시의 이란이 정확히 무엇 때문에 전쟁이 벌어졌는지를 더 찾아보았다(고등학교 때 우리 학교에서는 세계사 과목이 개설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작품 속 주인공이자 이 애니메이션의 감독인 마르잔 사트라피의 사진을 발견했는데, 애니메이션 속의 마르잔과 정말 똑같이 생겼다(코 옆에 점까지). 신기한 마음에 사진도 한 번 붙여본다.

<페르세폴리스>는 지난번에 봤던 <초속 5cm>와 정 반대의 조형요소를 갖추고 있다. <초속 5cm>는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실사라고 믿을 만큼 정교한 묘사와 색채가 특징이라고 한다면, <페르세폴리스>는 굵고 검은 외곽선과 극히 평면적인 그림들로 이루어져있다(한마디로 3D가 아닌 2D 애니메이션). 오직 현재의 모습만이 컬러로 보이나 그것도 초등학생의 색칠공부 그림처럼 양감이라고는 전혀 없다. 과거의 모습은 흑백, 과거의 과거(마르잔의 아버지가 이야기하는 이란의 과거 모습 등)는 흑백이면서도 인물의 옆모습만 보이는데, 이 작품의 전체 스토리 중 대략 95%정도가 과거의 이야기이므로 사실상 <페르세폴리스>는 흑백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인물은 3~4등신밖에 안 되며 원과 같은 기본도형의 변형으로 만들어진 듯, 아주 단순하다(강풀의 그림과도 비슷하나 그보다는 눈이 더 크고 훨씬 단순하다). 그렇다고 해서 나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작가만의, 작품만의 특징으로 각인되어서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솔직히 <초속 5cm>와 같은 그림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는 흔한 그림이다). 단순한 그림들에 비해 구도나 시점 등은 <초속 5cm> 못지않게 훌륭했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이 단순한 캐릭터들의 말하는 입 모양과 가끔씩 보이는 혀 모양이 실제 들리는 음성과 똑같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배경인 독재정권, 가부장제도, 여성에 대한 사회적 압박 등이 80년대 한국의 모습이 상당부분 닮았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정부(이란의 경우 팔레비 왕조)의 억압 속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자유와 평등을 외치는 공산주의 이론의 대두가 당연한 것임을 깨달았다(작품 속에서 당시에 ‘현대적’이라고 하는 마르잔 가족은 모두 공산주의자였다). 물론 공산주의 역시 일당제로 사회 많은 부분을 억압하면서 결국 몰락될 수밖에 없는 이론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도 민주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군사정권 시절에는 사실상 군사독재라고 해야 맞는 말이며, 자본주의 형태의 민주주의를 따르는 지금도 쿠데타가 없을 뿐이지,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이 거의 독재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특히 지금 정권에서는 그러한 모습이 확연하게 보인다). 과연 어느 것이 옳은 것일지, 사실은 둘 다 맞는 것인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의 욕망 때문에 두 이론이 변질되는 것은 아닐지, 그렇다면 어떻게 그것을 막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너무 어려운 문제이고 이야기의 요점에서도 많이 벗어난 것 같아 이쯤에서 접어야겠다.

마르잔이 선생님에게 대드는(?) 모습을 보고 얼마 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 과는 과 특성상 한 학기에 한 번씩 2박 3일로 야외스케치라는 것을 간다. 수업의 일환으로써, 빠지게 되면 전공과목 전부가 하루씩 결석처리가 된다. 하지만 이것이 말이 좋아서 야외스케치지, 낮에는 명소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구도 연습이라나) 저녁에 숙소로 돌아오는 순간부터 강제 술자리가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진다. 지난 학기에는 뭣도 모르고 갔었다가 밤에 억지로 술을 먹이려는 선배들과 싸우는 등 안 좋은 기억만을 남긴 야외스케치이기에 진작부터 2학기 야외스케치는 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중순쯤에 야외스케치 공고가 나와서 과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조교들에게 이번 야외스케치는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교들은 학교의 행사인데 학생 마음대로 결석할 수는 없다며 그렇게 빠지게 되면 야외스케치 예산이 모자라서 활동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안 가는 사람도 전부 5만원씩 내야하며 후에 100% 환불이 되지 않는다, 전공과목이 전부 결석처리가 되어서 학점에 큰 차질이 있을 거라는 등의 훈계를 늘어놓았다. 나는 그에 대해서 ‘가지 않더라도 돈은 물론 낼 것이며 아예 돌려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내가 전공과목의 결석처리까지 각오하면서 야외스케치를 가지 않으려는 이유는 순전히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학기 야외스케치에서 나는 스트레스만 받았고 체질상 술을 먹지 못하는데도 강제로 술을 먹이려는 선배들에게 질렸다. 이 활동에서 나는 아무 것도 배운 것이 없으며 그 때 빠진 교양과목과 과제할 수 있는 시간이 아까울 뿐이다. 차라리 그 기간 동안 혼자 작업을 하고 좋은 전시회를 찾아보는 것이 나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나와 버렸다. 평소에는 둥글둥글하게 넘어가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싶으면 확실하게 끊을 줄 아는 나이기에, 선생님께 잘못된 것을 항의하는 마르잔에 크게 동의했다. 아니, 나보다도 훨씬 용감한 마르잔이 부럽고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by 물깽이 | 2009/11/14 22:42 | 깽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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